<슬램덩크>의 팬이라서 그런지 왕초보가 겁도 없이 어떤 분야에 뛰어들었다가 생고생 끝에 최고가 되는 이야기라면 사족을 못 쓴다. 가진 것이라곤 열정뿐인데도 바보처럼 매달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게 꼭 나 같아서 애잔하기도 하고, 나 같지 않아서 반성하게 된다.이시즈카 신이치의 만화 <블루 자이언트>는 <슬램덩크> 재즈 편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 미야모토 다이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손에 이끌려 재즈 공연을 보러 갔다가 첫눈에 재즈에 매료된다. 재즈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지만 "세계 최고의 색소폰 연주자가 되겠어!"라는 일념으로 다짜고짜 색소폰부터 구입해 연습을 시작한 다이. <블루 자이언트> 5권은 그런 다이가 대학에 진학한 직후의 일을 그린다.센다이에서 도쿄로 상경해 홀로 연습을 계속하던 다이는 중장년층이 주로 찾는 재즈 바에서 유일하게 자신과 동년배로 보이는 재즈 피아니스트 유키노리를 만난다. 다이는 유키노리의 연주를 듣는 순간 예사 실력이 아님을 감지하고, 유키노리와 함께 연주할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한다. 마침 유키노리도 중장년층 일색인 손님들 속에서 동년배인 다이를 보고 반가웠다며 다이에게 말을 건넨다.유키노리는 다이의 손을 보는 순간 색소폰 연주자임을 알아봤다며 함께 유닛을 짜자고 제안한다. 물론 실력이 대단한 유키노리가 아직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 적 없는 다이와 다짜고짜 손부터 잡을 리 없다. 하필 이날 색소폰을 수리 맡긴 다이는 다음에 만나면 실력을 보여주기로 약속한다. 실력은 아직 몰라도 재즈에 대한 열정이라면 막상막하인 다이와 유키노리. 이 둘은 과연 유닛을 이루게 될까. 유닛을 이루게 되면 어떤 하모니를 들려줄까.재즈 하면 부유한 사람들이나 즐기는 고급스러운 취미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적어도 이 만화에서 재즈 뮤지션이 되기를 꿈꾸는 다이와 유키노리는 부유함이나 고급스러움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다이와 유키노리 모두 밤낮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악기 구입과 연습에 쏟아붓다시피 한다. 친구들이 미팅이다 술자리다 하며 허송세월할 때 다이와 유키노리만은 한 눈 팔지 않고 재즈에 열정을 다 바치는 모습이 어찌나 멋지던지. 돈 벌면서 대학 다니고 장래를 준비하는 게 얼마나 고달픈 일인지 나도 잘 안다.다이와 유키노리 둘 다 재즈를 매우 좋아하고 재즈에 온 열정을 다 바치는 건 같지만, 재즈를 대하는 태도나 연습을 할 때의 마음가짐이 조금 다른 점도 흥미롭다. 오로지 재즈가 좋아서 재즈를 시작한 다이는 재즈 뮤지션에게 있어 중요한 건 재능이나 실력이 아니라 재즈를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하는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유키노리는 재즈 뮤지션에게 있어 중요한 건 재능과 실력이며 그것도 어디까지나 최고여야만 인정받는다고 생각한다.중요한 건 좋아하는 마음일까 실력일까.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잘할 수 없다는 다이의 말에도 일리가 있고, 잘하지 못하면 좋아할 수 없다는 유키노리의 말에도 일리가 있기에 둘의 갈등이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궁금하다. 이미 7권까지 국내에 정식 발행된 상태이니 1권부터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상경해 홀로 연습을 계속하던 다이는 동년배 실력파 피아니스트 유키노리와 만난다.
껄렁한 태도로 ‘유닛을 짜자’고 말하는 유키노리를 상대로,
세계제일이 되는 것이 목표인 다이는 망설임을 느낀다.
그러나 차츰 밝혀지는 유키노리의 음악에 대한 마음은….
그리고 또 한 사람, 의외의 인물이 이들의 유닛에 합류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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