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이 깨져버리게 되는 극적인 사건. 소설 속의 이야기이기에 우리는 좀 더 극적인 그 무엇인가를 기대하게 된다. 이 이야기의 시작인 로빈의 죽음 처럼...아홉살 아이가 마당에서 놀다가 사라지고 잠시 후 나무 위에 목이 매달린 채 발견이 된다. 강한 임팩트가 있는 스토롱 스타트였다. 그러나 이야기는 그것에 중점을 둔 스릴러 물이 아니라 그 사건 이후에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였다. 그로인해 깨져버린 일상들. 그리고 그 일상들 속에서 또 성장을 해야하는 남은 동생들. 도나 타트의 전작인 <비밀의 계절>도 일련의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지만 그 사건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그 사건 주변에 있던 인물들의 내면과 인간의 본성등을 이야기했던 작품으로 기억된다.이 이야기는 작가의 출신지이기도 한 미국 남부의 60,70년대 그 시대와 다양한 이들의 삶을 이 사건을 매개로 하여 그려나가고 있는 듯 했다. 점점 그 색이 바래져 가는 중산층, 가난한 백인들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의 고용인의 삶을 살아가는 흑인들..그러한 시대적.공간적 배경속에 클리브가가 있고 로빈의 죽음과 12년이 지난 지금 그 죽음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는 동생 해리엇이 있다.과연 해리엇은 당시 9살이었던 오빠 로빈의 죽음에 다가설 수 있게 될까.. 이 궁금증으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클리브가는 나름대로의 룰을 가지고 생활을 하는 1960~70년대의 중상층 가정이다. 이웃에 엄마의 자매들과 모여 살면서 정기적으로 가족 모임을 하고 과거를 공유하고 현재를 함께하며 살아가는..과거에 일어났던 클리브가의 참사(?)들도 시간이 지난 현재에는 그들 나름대로의 음성으로 재현되었다.그런 그들에게도 절대로 언급하지 않는 한 가지 사건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로빈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다.그 사건의 무시무시함은 클리브가 사람들이 아는 서사 장치로 고치거나 치환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의도적인 기억상실 때문에 로빈의 죽음은 그냥 쓰라린 수수께끼조차도 편안하고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어주는 다정하고 오래된 클리브가 특유의 방언으로 번역되지 못했다. (p10)클리브가는 위태롭다. 그 사건 이후로 그 원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엄마 살렷, 근무지를 핑계삼아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지내는 아빠, 의욕 없이 동물 친구들에 집착을 보이는 앨리슨 그리고 로빈의 죽음에 의문을 갖게 되는 열두살 해리엇. 그 가족들을 주위에서 함께 보살펴주는 이디 (해리엇의 외할머니)와 그 자매 리비. 테트,애들레이드.. 이모님들이 보살펴 주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거의 방치가 되었고 아이들은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생존 방식을 찾아나간다. 이야기는 해리엇이 이끌어나간다. 우연히 보게 된 오빠 로빈의 사진들. 그리고 갑지가 몰려드는 왜?, 누가?라는 의문. 열두살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당돌함을 보이며 오빠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려고 한다.그런데 그 범인 찾기라고 하는 것이 전문적인 형사들의 수법이나 어떤 정황, 중거.. 이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다. 당시 그 주변에는 빈민촌에서 살고 있는 가난한 백인들이 있었다. 하루하루를 술과 담배. 그리고 폭력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교도소를 집 드나들듯이 하는 그런 부류들..우연히 가정부인 아이다의 입을 통해 듣게 된 이야기때문에 해리엇은 범인을 래틀리프가의 형제들. 그 중에서도 로빈과 같은 나이인 대니라고 의심하고 그들의 뒤를 쫒는다. 열두살 아이의 시선으로 그저 심증만을 가지고 전개되는 이야기는 몰입감이 덜하기도 한다. 주변의 정황들 또한 당시의 시대를 그려내기에 조금 서술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 모습들이 어떤 허구라기보다 실제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기에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데 더 집중을 하게 된다. 가난하고 희망이 없는 자들의 삶들은 그 삶 자체 만으로 모든 악행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심을 받게 된다. 1권에서는 그러한 정황들의 나열이었다면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그 정황들이 어떤 형태의 매듭으로 마무리게 될 것이다.해리엇은 아이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책에서든 실제 삶에서든) 성장 에는 급속하고 불가해한 쇠퇴가 따르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이 웬 지루한 연인 때문에 난데없이 모험을 포기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대부분 소 떼처럼 살기 시작하는 것이다.(p197)로빈의 죽음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해리엇의 성장 소설로 우회하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해리엇의 열 두살은 그렇게 오빠의 죽음에 관한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고 당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그렇게 한 걸음씩 자신의 삶을 딛고 있기 때문이다.과연 해리엇은 래틀리프가의 형제들에게서 어떤 이야기들을 이끌어내고 어떤 결말을 얻게 될까..곧 2권을 읽어봐야겠다..
황금방울새 비밀의 계절 도나 타트 화제의 신작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그려낸 상실의 낙인 WH 스미스상 수상·오렌지상 최종후보작 황금방울새 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도나 타트의 작은 친구들 이 출간됐다. 천재 작가의 탄생이라는 수식을 안겨준 비밀의 계절 이후, 전혀 다른 스타일을 선보이며 큰 화제를 낳은 작품으로, 오빠의 죽음이 간직한 비밀을 파헤치는 소녀가 그 주인공이다.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삶에 불어닥친 비극’이라는 작가가 천착하는 주제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소설이며, 그녀의 작품 중 상실로 인한 개인의 슬픔을 가장 세밀하게 그리고 있기도 하다. 또한 작가가 자신이 나고 자란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미국 역사의 격변기를 냉철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나, 비밀의 계절 에서 황금방울새 로 이행하는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책이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WH 스미스상을 수상하고 오렌지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소설은 1960년대 미시시피의 어느 작은 마을, 어머니날을 기념하여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아홉 살 로빈이 마당에서 목매달린 채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그로부터 12년 후, 사건은 미제로 남았고 모든 것이 변해 있다. 당시 갓난아이였던 해리엇은 이제 열두 살이 되어 붕괴된 가족의 모습을 지켜본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오빠를 죽인 범인을 찾겠다며 집안사람 모두 애써 침묵하던 이야기를 꺼낸다. ‘로빈을 죽인 건 누구인가?’ 오래된 신문을 뒤지고 주변을 탐문하던 해리엇은 거듭 같은 이름을 발견한다. 그날, 로빈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그날의 비밀 속에서 해리엇은 무엇을 찾게 될 것인가.
프롤로그
1장 죽은 고양이
2장 검은지빠귀
3장 당구장
4장 전도 사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