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삶읽기 370《작업실 탐닉》 세노 갓파 글·그림 송수진 옮김 씨네북스 2010.2.5.“그림은 붓끝으로 그려서는 안 돼. 이를 위해선 우선 정신이 자유로워야 해. 자유로운 인간이 자기 눈으로 보는 것에서 그림은 탄생하니까. 인간에 대해서도 사과 하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야. 권위나 권력을 좇는 인간의 눈에는 탁한 것만 보이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도 없어. 하지만 세상은 얄궂게도 그런 놈들이 성공하게 되어 있지.” (95쪽)《작업실 탐닉》(세노 갓파/송수진 옮김, 씨네북스, 2010)이란 책을 사 놓고도 꽤 오래, 참 오래 안 읽었다. 무엇보다 옮김말이 영 거슬려서 읽기 벅찼다. 무늬가 한글이라서 한국말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이보다도 책이 너무 무거워 손목이 아팠고, 펼침새가 썩 좋지 않아 그림을 찬찬히 볼 만하지 않았다. 글하고 그림에 걸맞는 지음새가 아니라고 할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이는 누구를 만날 적에 ‘무겁’지 않았을 텐데, 한국에서 나온 책은 너무 무겁고 펼침새에 옮김말까지 엉성하다. 드디어 이 책을 다 읽어내고서 생각하는데 책이름하고 줄거리도 안 어울리지 싶다. ‘작업실’이 뭘까? 다들 ‘작가·작업’, 이런 말을 그냥 쓰지만 영 와닿지 않는다. 예술가는 ‘일터’라는 이름을 쓸 수 없나? 예술이란 이름보다 ‘일’이라는 이름을 쓰면 안 되나? “예술을 한다”가 아닌 “일을 한다”나 “살아간다”고 말할 수 없는가? “일터를 만나”고 “살아가는 사람을 만난” 이야기 아닌가. ㅅㄴㄹ(숲노래/최종규)
거장들의 작업실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간결하고 예리한 문체로 엿보기 시리즈를 만들어 온 세노 갓파, 그가 이번에는 거장들의 작업실을 엿본다. 뛰어난 서사와 아름다운 문체로 독자 혹은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들을 우리는 거장이라고 부른다. 거장들의 대작들이 탄생하는 공간인 작업실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갓파가 본 일본 , 갓파가 본 유럽 등의 저작을 쓴 세노 갓파가 출동했다. 꼼꼼한 스케치와 치밀한 취재 끝에 나온 책이 작업실 탐닉 이다. 이 책에는 비단 작가 뿐만 아니라 배우, 디자이너, 피아니스트, 연출가, 지휘가, 정치인 등 다양한 분야의 거장들의 작업실이 공개된다. 실제 작업실의 모습을 충실히 반영한 일러스트가 함께 실려, 거장들의 작업실을 상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따라서 이 책은 작업실로 본 작가론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다.
1.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의 서재│책들이 무한증식하다
2. 배우 반도 다마사부로의 분장실│관객에게 들킬 수 없는 비밀
3. 사운드 퍼포머 도미타 이사오의 스튜디오│우주의 음악을 구현하다
4. 연극 연출가 사토 마코토의 작업실│무대장치는 작업실에서부터
5.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속 료칸│국경의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6. 장인 쓰지무라 주사부로의 인형공방│인형들에게 혼을 불어넣는다
7. 마에다 외과병원 수술실│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8. 영화미술가 무라키 요시로의 「란」의 성│불태우려고 만든 예술작품
9. 예술가 와다 마코토의 크리에이티브 룸│그가 하는 일에서는 항상 그 시대가 보인다
10. PD 요코자와 다케시의 스튜디오 사운드│가장 핫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11. 배우 기시다 교쿄의 라디오 스튜디오│어둠 속에서 뭐든 창조할 수 있는
12. 디자이너 미야케 잇세이의 아틀레에│옷은 자신의 메시지죠
13. 아동 문학가 하이타니 겐지로의 농가│살아 있는 바다가 중요해요
14. 장인 구보타 잇치쿠의 기모노 공방│옷이라기보다 하나의 미술작품
15. 기상청 지진예지 정보과 현업실│세계 최고 규모의 지진관측을 하는 곳
16. 화가 스다 고쿠타의 아틀리에│작업실이 하나의 조형작품
17. 요리 연구가 다마무라 도요의 부엌│일도 요리도 자유롭게 즐기는 거예요
18. 목수 미우라 히로시의 세공장│삼대째 이어오는 장인의 숨결
19. 건축가 자타니 마사히로의 연구실│이상한 나라의 박물관
20. 작가 다치바나 다키시의 서재│흉내 낼 수 없는 다치바나 식 자료 분류법
21. 화가 시마쿠라 후치무의 거대한 아틀리에│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22. 박사 아쿠쓰 데쓰조의 인공심장개발 제작실│심장도 하나의 장기일 뿐이죠
23. 도예가 가토 도쿠로의 물레 공방│불은 마녀 같아서 생각대로 되지 않아
24. 연주자 요시하라 스미레의 연습실│장난감 박스 같은 방
25. 건축가 사이토 다다시 씨의 건축현장│외관보다 기능이 중요하다
26. 작가 노사카 아키유키의 서재│마감 독촉의 두려워 현관 벨을 떼어내고
27. 연예매니지먼트 요시모토코교의 회장실│연예인을 어떻게 팔 것인가
28. 무용가 무라야마 하루에의 갤러리│손으로 보는 조각 미술관
29. 항공우주기술 연구소의 시뮬레이터│SF 영화를 연상케하는
30. 작가 미즈카미 쓰토무의 물방앗간│아이들을 위한 도서관, 극장 그리고 공방
31. 정치인 나카야마 지나쓰의 의원 사무실│변하지 않는 의원 전용
32. 각본가 구라모토 소의 통나무 오두막집│배우작가들의 자연 속 공동체
33. 천체 화가 이와사키 가즈야키의 천문대│우주를 알면 지구가 보인다
34. 해양생물학자 미즈키 케이코의 산호초│오키나와 바다의 파수꾼
35. 요리 사진가 사에키 요시카쓰의 스튜디오│요리는 생물이에요
36. 지휘자 이와키 히로유키의 삿포로 교향악단│그림에 담긴 소리의 순간
37. 탐험가 호리에 겐이치의 태양열 보트│이 요트로 태평양 횡단을 했다고?
38. 코미디언 나이토 진의 ‘심야+1’│하드보일드를 사랑하는 이들의 놀이터
39. 조각가 마스다 간의 조각 콘서트│나무의 소리에 매혹되다
40. 농부 야마시타 소이치의 논│한가로운 풍경 속에 감춰진 또 다른 풍경
41. 민속 음악가 와카바야시 다다히로의 ‘라오야’│인도에서도 직접 듣기 힘든
42. 수의사 마쓰이 미쓰코의 동물병원│인간 역시 동물이다
43. 피아니스트 야마시타 요스케의 피아노 연습실│바흐의 재해석, 그냥 재미있어서요
44.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의 스튜디오│완벽주의자의 나는 재떨이
45. 아티스트 구로다 세이타로의 ‘가도’│호모 드로잉 쿠스
46. 탐험가 C.W. 니콜의 체육관 사무실│나가노의 로빈슨 크루소
47. 레이건 대통령의 집무실│국민의 알 권리
48. 나카소네 총리의 집무실│비공개와 비밀이 많은 이유
49. 직접 엿본 갓파의 작업실│호기심을 정당화하기